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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블록’처럼 합체하는 CPU? 인텔 ‘슈퍼 코어’ 특허 완전 분석

최근 인텔이 공개한 ‘소프트웨어 정의 슈퍼 코어(Software Defined Super Cores, SDC)’ 특허(공개번호 US 2025/0217157 A1)가 기술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여러 개의 CPU 코어를 마치 레고 블록처럼 합쳐 하나의 강력한 코어처럼 사용한다는 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단순히 코어 수만 늘리던 기존 멀티코어 경쟁의 판도를 뒤흔들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변리사의 관점에서 인텔의 이번 특허가 가지는 기술적 의미와 시장 전략,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까지 심도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슈퍼 코어’란 무엇인가: CPU 아키텍처의 새로운 진화

인텔의 ‘소프트웨어 정의 슈퍼 코어’는 여러 개의 물리적인 CPU 코어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상으로 융합(fuse)하여, 운영체제(OS)나 소프트웨어에게는 하나의 거대한 단일 코어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입니다.

특허로 본 핵심 기술

이번에 공개된 미국 특허공개공보 US 2025/0217157 A1을 살펴보면, 이 기술의 핵심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특허 명세서의 요약(Abstract) 부분에서는 SDC 기술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정의 슈퍼 코어(SDC)는 이웃하는 코어들의 IPC(클럭 당 명령어 처리 횟수) 능력을 ‘슈퍼 코어’로 집계하는 것을 추구한다. 슈퍼 코어는 둘 이상의 코어(일부 실시예에서는 물리적으로 인접한 코어)를 가상으로 ‘융합(fused)’한 가상 구조체로서, 각각의 코어가 애플리케이션 명령어의 다른 부분을 실행하지만 원래의 프로그램 순서대로 명령어를 완료(retire)한다.”

즉, 단순히 코어를 묶는 것을 넘어, ‘명령어의 순서 보장’ 이라는 매우 중요한 기술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어떻게 작동하는가?

  1. 가상 융합 (Virtual Fusion): 단일 스레드에서 높은 성능이 요구될 때, 둘 이상의 물리 코어가 소프트웨어에 의해 하나의 ‘슈퍼 코어’로 묶입니다. 이는 OS에게는 더 크고 강력한 하나의 코어로 인식됩니다.
  2. 명령어 분할 및 병렬 처리: 단일 스레드의 명령어 흐름(instruction stream)은 여러 개의 청크(chunk)로 분할되어, 융합된 각 코어에 할당됩니다. 각 코어는 할당된 명령어 블록을 동시에, 즉 병렬로 처리합니다.
  3. 순서 보장을 위한 동기화: 여기서 핵심적인 기술적 난제가 발생합니다. 각기 다른 코어에서 처리된 명령어들의 결과가 원래의 프로그램 순서와 정확히 일치해야만 오류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특허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섀도 스토어 버퍼(Shadow Store Buffer)’ 와 같은 특수한 버퍼와 코어 간의 초고속 통신 경로를 활용하여 메모리 순서를 보장하고 데이터를 정확하게 전송하는 메커니즘을 제시합니다.
  4. 결과 재조합 (Retirement): 모든 코어의 작업이 완료되면, 결과는 원래의 명령어 순서에 따라 최종적으로 재조합되어 완료(retire)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개별 코어의 클럭 속도나 전압을 무리하게 높이지 않고도 IPC를 효과적으로 집계하여 단일 스레드 성능을 극대화합니다. 이는 특히 게이밍, 금융 분석, 설계 소프트웨어와 같이 강력한 단일 코어 성능이 필수적인 작업에서 체감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특허 청구항 분석: 권리의 핵심

특허의 보호 범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특허청구범위(Claims)’입니다. 대표 청구항인 1항을 분석해 보면 인텔이 확보하고자 하는 권리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Claim 1. An apparatus comprising:

a first processor core to execute a first set of instruction segments of a single threaded program; and

a second processor core to execute a second set of instruction segments of the single threaded program,

wherein each of the first processor core and the second processor core is to include circuitry to support the first and the second processor core to operate as a single virtual core to execute the first set of instruction segments of the single threaded program and the second set of instruction segments of the single threaded program concurrently using a shared memory space.

이 특허는 아래의 핵심 구성요소를 가집니다.

두 개 이상의 프로세서 코어: 단일 스레드 프로그램을 분할된 명령어 세그먼트로 나누어 각각 실행하는 최소 두 개의 코어를 포함한다.

핵심 구성, 회로(Circuitry):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각 코어는 두 개의 코어가 ‘하나의 가상 코어’ 처럼 동작하도록 지원하는 ‘회로’ 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소프트웨어적인 제어만으로는 부족하며, 이러한 동작을 하드웨어적으로 뒷받침하는 특정 회로 구조가 필수적임을 의미한다.

동시 실행(Concurrently) 및 공유 메모리(Shared memory space): 가상 코어로 동작하는 이 코어들은 분할된 명령어들을 ‘동시에’ 실행하며, 이 과정에서 ‘공유된 메모리 공간’ 을 사용한다.

결론적으로, 인텔이 보호받고자 하는 권리는 ‘여러 코어를 합쳐 단일 스레드를 처리한다’는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넘어, “각각의 코어에 내장된 특정 회로(circuitry)를 통해, 공유 메모리를 사용하여 단일 스레드의 분할된 명령어들을 동시에 처리하는 하드웨어 장치” 로 매우 구체화되어 있습니다. 이 ‘회로’의 존재 유무가 향후 특허 침해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2. 인텔의 노림수: 특허로 엿보는 미래 기술 전략

그렇다면 인텔은 왜 지금 ‘합체하는 코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을까요? 이번 특허는 인텔이 마주한 기술적 한계와 시장 상황을 타개하려는 다각적인 전략이 담겨있습니다.

  • 기술적 한계 극복: 반도체 공정 미세화와 클럭 속도 향상을 통한 성능 개선이 점차 한계에 부딪히면서, 인텔은 아키텍처 자체의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 합니다. 슈퍼 코어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창의적인 해결책입니다.
  • 경쟁 구도 재편: AMD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다양한 유형의 코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로 시장을 공략하는 상황에서, 인텔은 SDC 기술을 통해 자사만의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 소프트웨어의 부상: 특허명에서부터 ‘소프트웨어 정의’를 강조했듯이, 이 기술은 하드웨어의 물리적 성능만큼이나 이를 제어하고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이는 향후 CPU 개발의 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점차 이동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3. 빛과 그림자: ‘소프트웨어 정의’ 특허의 법적 과제

혁신적인 아이디어인 만큼, ‘소프트웨어 정의 슈퍼 코어’ 기술은 특허법적으로 몇 가지 흥미로운 쟁점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 권리 범위의 모호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복잡하게 얽힌 발명의 경우, 특허의 권리 범위를 명확하게 설정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어디까지를 인텔의 고유한 기술로 보호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침해 입증의 어려움: 경쟁사가 유사한 개념의 기술을 구현하더라도, 소프트웨어 로직이나 알고리즘의 미묘한 차이를 통해 특허를 회피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분쟁이 발생한다면, 인텔은 경쟁사 기술이 자사의 특허 권리 범위에 속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됩니다.
  • 표준화와 협력: 이 기술이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운영체제(OS)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나 리눅스 커널 단에서의 지원 없이는 ‘그림의 떡’이 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기술적, 법적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4. 결론: CPU의 미래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인가?

인텔의 ‘소프트웨어 정의 슈퍼 코어’ 특허는 아직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CPU 아키텍처의 미래 발전 방향을 엿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청사진임은 분명합니다.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구현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CPU를 선택할 때 코어의 개수나 클럭 속도만 보지 않게 될 것입니다. 대신, 얼마나 유연하고 지능적으로 코어를 활용하여 실제 사용 환경에서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는지가 새로운 기준이 될 것입니다.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CPU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인텔의 다음 행보를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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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특허법률사무소 이호준 변리사
대표변리사 이 호 준

저자소개

이호준 변리사는기술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가치를 지키는 최상의 전략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IT, 소프트웨어, 우주항공 및 비즈니스 모델(BM)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의 특허 전략 수립에 깊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특허를 등록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비즈니스와 함께 성장하는 든든한 IP 파트너가 되고자 노력합니다.
현재 벤처캐피탈 빅뱅벤처스 주식회사의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스타트업의 보육과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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